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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료

[김준의 맛과 섬] [30] 점박이물범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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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맛과 섬] [30] 점박이물범의 날

8월 25일은 백령중고등학교 점박이물범 탐구 동아리 아이들이 정한 ‘점박이물범의 날’이다. 2011년 제주에서 구조되어 보호받던 점박이물범 ‘복돌이’가 2016년 8월 25일 백령도 하늬바다에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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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은 백령중고등학교 점박이물범 탐구 동아리 아이들이 정한 ‘점박이물범의 날’이다. 2011년 제주에서 구조되어 보호받던 점박이물범 ‘복돌이’가 2016년 8월 25일 백령도 하늬바다에 방류되었다. 이때 동아리 아이들이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갇혀 있던 우리 문을 열었다. 학생들은 이날을 기념해 ‘점박이물범의 날’로 정했다.

이런 어린 학생들의 날갯짓이 어른들 마음을 움직였다. 이미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모임(점사모)'을 조직했지만 거의 활동하지 않고 있던 어른들이 술렁거렸다. 아이들이 나서는데 어른들도 제구실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점박이물범은 식육목 물범과의 포유류다〈사진〉. 바다에서 잘 생활하도록 발이 지느러미로 진화한 기각류의 일종이다. 우리나라에서 서식하거나 출현한 기각류는 점박이물범, 바다사자, 큰바다사자, 물개 등이 있다. 강치로 알려진 동해의 바다사자는 남획으로 멸종했다. 물개와 큰바다사자는 우리 바다에서 보기 어렵다. 점박이물범은 서해, 동해, 오호츠크해, 캄차카반도, 베링해, 알래스카 연안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00여 마리가 백령도를 회유하며, 가로림만에서도 10마리 정도가 발견되고 있다.

점박이물범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아시아의 평화를 상징하는 마스코트 노릇을 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까나리, 조피볼락, 노래미 등을 좋아해 어민들의 불청객으로 푸대접을 받았다. 이렇게 천덕꾸러기에서 생명과 평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은 10여 년 동안 백령도를 오가며 관찰하고 공생을 위해 주민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온 녹색연합의 공이 크다. 지금은 동아리와 점사모가 함께 점박이물범 모니터링, 서식지 청소 등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엔 어민과 환경단체와 정부가 함께 점박이물범이 쉴 수 있는 터를 바다에 마련했다. 학생 동아리도 30여 명으로 늘었다. 점사모도 점박이물범 보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섬과 바다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제 섬 주민들도 점박이물범을 보는 눈이 바뀌고 있다. 그 계기가 된 것이 학생들이 정한 점박이물범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