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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료

[단독]갈길 먼 소부장···130개 기업 지원했지만 사업화 성공 3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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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갈길 먼 소부장···130개 기업 지원했지만 사업화 성공 3곳뿐

[서울경제]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정부가 내놓은 소재부품장비 자립 전략이 현장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성능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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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정부가 내놓은 소재부품장비 자립 전략이 현장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성능평가 지원사업’을 대표 정책으로 내걸었으나 참여 기업 130개 중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은 3개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새로 사업에 뛰어든 업체가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요구하는 기술 수준을 맞추기 어렵고 납품업체 변경을 꺼리는 수요업체의 관성도 여전한 탓이다.

11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9 회계연도 결산 총괄분석’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성능평가 지원사업’에 지원한 130개 기업 중 품질 인증을 받은 기업은 올 6월 기준 19개로 집계됐다. 인증을 받은 업체 중 수요기업과 납품계약을 체결해 사업화에 성공한 업체는 단 3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7월 일본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을 통제한 직후 산업부는 국내 관련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345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확보, 성능평가 지원사업을 도입했다. 성능이 검증된 중견·중소기업의 제품을 수요기업에 공급해 소부장 국산화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업을 막 시작한 업체로선 제품을 검증받을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만큼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동원해 이들 기업의 공정에 시범 투입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체 지원 업체 중 검증 문턱을 넘어 사업화에 이른 업체 비중은 2%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납품 계약 실적이 저조한 것은 수요기업이 수급처를 바꾸는 일을 여전히 꺼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대체선을 확보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품질 기준을 충족하면서 다른 글로벌 업체에 납품했던 해외 기업이 있다면 국내 신생기업 제품을 쓸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품질 적격 여부는 납품업체를 선정하는 최소한의 기준일 뿐”이라는 게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의 평가다.

산업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부장 분야의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지원사업의 성과를 1년 만에 논하기에 이르다는 입장이다. 품질 인증 기회조차 얻기 어려웠던 중견·중소기업에게 사업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인증을 받은 업체마저 공급처를 찾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책의 도입 취지인 ‘소부장 자립’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예산정책처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성능평가 사업의 지원을 받은 기업과 수요기업간 공급계약의 체결 실적이 증가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지만 정부가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긴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에 나서는 것”이라며 “수요기업에게 국내 업체 물품을 강제로 쓰게 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