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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이야기/인천이야기

바다의 천덕꾸러기가 귀하게 여겨지기까지, 인천 물텀벙이탕 - 지역N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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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천덕꾸러기가 귀하게 여겨지기까지, 인천 물텀벙이탕

물텀벙이탕은 아귀를 미나리ㆍ쑥갓ㆍ콩나물ㆍ파와 각종 양념으로 끓여낸 탕으로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용현동에서 시작한 인천의 향토음식이다. 물텀벙이는 예전에는 그물에 걸리면 바다에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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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텀벙이탕은 아귀를 미나리ㆍ쑥갓ㆍ콩나물ㆍ파와 각종 양념으로 끓여낸 탕으로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용현동에서 시작한 인천의 향토음식이다. 물텀벙이는 예전에는 그물에 걸리면 바다에 버려질 때 ‘텀벙’소리가 났다해서 붙여진 아귀의 속칭이다. 다른 지역과는 다리 인천지역에서는 아귀라 하지 않고 물텀벙이로 칭한다. 한국전쟁이후 인천항의 부두노동자들이 값싼 아귀를 식사나 안줏거리로 즐겨먹기 시작하면서 물텀벙이탕이 등장하였고 1970년대부터 음식상품화 되었다.

아귀탕은 현재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전국구의 음식이다. 원래 아귀는 인천과 마산지역에서 주로 먹던 식품이었는데, 인천에서는 아귀대신에 물텀벙이라 불렀고 아귀탕도 물텀벙이탕이라 하였다. 이와 같이 아귀는 인천지역에서 본래의 이름보다는 ‘물텀벙이’라는 재미있는 별칭으로 통한다. 그 생김새가 워낙 흉측해서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고 바다에 바로 버려졌는데, 물에 던지면 ‘텀벙’ 하는 소리가 났다는 데서 명칭이 유래한다. 그런데 물텅벙이는 아귀에 한정된 명칭만은 아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해안지방에는 물텀벙이라 불리는 물고기가 여러 종류 있었다. 곰치, 물메기, 아귀, ‘삼식이’로 알려져 있는 삼세기 등이 모두 물텀벙이로 불리는 물고기이다. 이들 물고기는 외관상 흉측하게 생겼거나 못생긴 것이 공통점이다.

아귀를 이용한 음식으로 전국에서 유명한 지역은 대체로 인천, 부산, 마산(현 창원시)을 들 수 있다. 경상남도의 마산과 부산은 아귀를 조리한 여러 음식 중에 아구찜이 대표적인 향토음식이다. 아구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마산아구찜은 꾸들꾸들하게 말린 아구를 재료로 하여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이 뛰어난 찜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반해 부산아구찜은 생아귀를 그대로 조리하여 부드럽고 신선한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인천에서는 아귀와 미나리, 콩나물 등을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 물텀벙이탕이 유명하다. 물론 인천에도 아귀찜이 있고, 경상남도 지역에도 아구탕이 있다. 다만 지역적인 인지도를 따졌을 때, 인천의 물텀벙이탕은 그 특이한 명칭만큼이나 인천의 향토음식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잡히는 즉시 바다에 버려지거나 육지로 가져와도 비료로 쓰일 정도로 천대받던 물텀벙이는 한국전쟁 이후 먹거리가 귀했던 시절, 인천항의 부두노동자들이 식사나 안줏거리로 즐겨 먹으면서부터 인천의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1960년대에 동인천 부근의 노동자들이 값싼 술국으로 찾으면서 물텀벙이탕 식당들이 점차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특히 부두 하역 노동자들과 선원들이 많이 거주하였던 인천시 남구(현 미추홀구) 용현동 일대에는 물텀벙이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모여들면서 인천지역의 명물이 되었다.

인천광역시는 2001년 남구 용현동 용현4거리에 모여 있는 물텀벙음식점 일대를 ‘용현동 물텀벙이 거리’로 지정하였다. 이 거리에는 50년여 년의 역사를 지닌 노포(老鋪)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로 ‘성진물텀벙’으로 용현동 물텀벙과 역사를 같이한 식당이다. 1970년대 초 낡은 움막집에서 값싼 물고기였던 물텀벙을 사다가 숭덩숭덩 썰어 넣고 해장국처럼 시원하게 끓여서 200원에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고 한다. 한참 경기가 좋았을 때보다는 많이 감소하였지만 ‘성진물텀벙’을 비롯하여 ‘동원물텀벙’, ‘복천물텀벙’, ‘본가물텀벙’ 등의 식당들이 인천 물텀벙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아귀는 본래 불교의 용어이다. 불교에서는 중생이 해탈하지 못하고 죽으면 생전에 쌓은 업에 따라 지옥에서 천상까지 6가지의 생으로 환생한다고 한다. 그중 지옥도(地獄道)의 윗 단계인 아귀도(餓鬼道)는 목마름과 굶주림의 벌을 받는 귀신을 말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먹고 또 먹어도 끝없이 배고플 수밖에 없는 아귀인데, 흉하게 생긴 모습에 커다란 입의 탐식성이 많은 물고기 물텀벙에게 붙여진 유래이다.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 아귀의 명칭은 조사어(釣絲魚)이고, 아구어(餓口魚)는 속명이라고 하였다. 조사(釣絲)는 아귀의 촉수를 말한다. 먹성이 좋은 아귀는 입 바로 위쪽에 달린 촉수를 살살 흔들면서 물고기를 유인한다. 촉수 끝에 달린 돌기는 마치 쌀알 모양과 같아서 이를 먹이로 착각하고 물고기가 달려들면, 아귀는 큰 입을 벌려 눈 깜작할 사이에 먹잇감을 통째로 삼켜버린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아귀는 탐욕과 욕심의 상징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아귀는 저지방 저칼로리 고단백식품으로 각종 유기아미노산과 핵산, 칼슘, 비타민 A 등이 풍부하다. 특히 아귀의 간에는 메티오닌과 시스테인과 같은 함황아미노산이 매우 풍부하여, 최고급 서양요리의 하나로 알려진 프랑스의 거위 간으로 만든 푸아그라를 능가할 정도로 영양가가 높다. 아귀는 간, 껍질, 꼬리지느러미, 난소, 볼때기살, 아가미, 위 등이 모두 음식에 이용되어 버릴 것이 없는 생선이다. 숙취해소, 저항력 증강, 안구건강, 성장발육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