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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료

[일반] 국민들은 왜 복지국가담론을 지지하는가에 대한 고찰(디시펌)

https://m.dcinside.com/board/newconservativeparty/394012

이전 글에서 대북유화책의 인기에 대해 고찰해 보았으니 이번엔

왜 경제개발하자 경제성장하자는 말보다 복지국가 포용국가 하자는 말이 더 인기있는지 고찰해봄


지금이야 박정희가 보수라고 불리우지만, 당시로서는 '조국근대화'라는 슬로건을 내건 굉장히 파격적이고 진취적인 개혁가였음.

그리고 당시에 세계최빈국인 한국이 선진산업대국의 하나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걸 다른나라들이 비웃고 돈도 안 빌려줌.

근데 국민들은 이 불가능해 보이는 꿈에 열광했음. 그리고 극빈국에서 개도국으로 성장하면서 늘어나는 국민소득은 +라기보다 ×에 가까웠음.

그 당시의 경제성장이란 경제학 강의실에서나 말하는 따분한 숫자놀음이 아니라 가시적인 체감이었음.

집에 선풍기가 들어오고, 선풍기가 에어컨으로 바뀌고. 장독대가 냉장고로 바뀌고, 라디오가 흑색tv로 바뀌고, 흑색tv가 컬러tv로 바뀌는 그런 변화였음.


그 다음에는 '세계화'라는 슬로건이 있었음. 세계화를 통해서 대한민국은 더욱 도약했음.

그 다음에는 '선진화' '녹색성장' 같은 슬로건이 있었고


그러다 박근혜 시대에 이르러서는 우익은 더 이상 새롭게 내놓을 담론이 없었음. 그래서 좌익의 '경제민주화' 담론을 차용해서 총선과 대선을 이김.

2012년 대선때, 문재인은 180조에 해당하는 복지공약을 내놓는데 박근혜는 이걸 비판하지 않고 70조에 해당하는 복지공약을 내놓음.

이때 이미 선거는 이겼지만 담론에서 졌다. 새 시대의 주도권을 내주었다고 할 수 있음.


보수... 한국인들은 이런 단어 싫어함.

한국에는 잘 보존된 전통이 그리 많지 않음.

해방후 75년동안 대한민국만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많은것이 바뀐 나라는 없음.


6.25 전쟁은 혁명에 필적할만한 변화를 가져왔음. 반상의식과 같은 기존의 전근대적관념을 일소시키고, 소작제도와 같은 봉건적 경제구조도 파괴해버림.


이승만? 지금이야 보수라고 불리지만 젊은날 왕정타도를 주장하다 투옥된 혁명가임.

박정희? 지금이야 보수라고 불리지만 당대에는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혁명가였음.


국민성 자체가 파격적인거, 새로운걸 찾는데

우익은 흘러간 영광에만 집착하고 '보수'라는 무익하기 그지 없는 단어를 놓지 못함.


원래 '수구'라는 단어도 '보수'랑 같은 뜻임. 근데 수구라는 단어가 구한말 수구파 연상시키고 어감이 안 좋으니까 보수라는 단어를 쓰는건데

보수라는 단어도 수구라는 단어랑 비슷한 운명을 맞이하겠지

(이를 극복해보고자 황교안이 '자유-우파'라는 단어를 썼지만 이 단어의 주된 발화자가 태극기부대이다 보니 국민 다수는 거부감을 갖게 되버림. 마치 '동무'라는 좋은 단어를 공산당이 남발해서 사람들이 거부감을 갖게 되었듯이)

경제성장은 왜 인기가 없냐.

한달에 100만원 벌다가 200만원 벌게 될때랑, 1억벌다가 1억100만원 벌게 될때랑 체감이 같음? 전자는 매우 행복하겠지만 후자는 거기서 거기임.

물론 경제는 계속 성장해야지 경제성장하지 말자는게 아님.

그런데 경제가 성장하면서 당연히 소득과 자산이 많이 늘어나는놈 있고 적게 늘어나는놈이 있음.

그러면 당연히 사람들에게 박탈감과 시기심이 생김. 누구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이런 속담이 있을 정도면 한국인이 선천적으로 사회주의적인거 아니냐고 하는데. 이런 말들은 외국에도 있음. 쇼펜하우어는 "재산을 부러워하는것이 가장 어려운 시기심"이라고 했고 라이프니츠는 "사람의 외모나 능력은 파괴할 수는 있어도 뺏어 올 수 없는 '프레스코 벽화'와 같아서 시기심을 끓어 오르게 한다"고 했음


인간이 사유재산권을 근간으로하는 문명사회를 이룬건 불과 수천년이고(이 마저도 신성불가침으로 못 박은건 근 몇세기뿐이고) 원시 공동체를 이루며 수십수백만년을 살았기에 당연히 사회주의적 습성도 있음.


그런데 늘 우익들이 이야기하는것은 이런 거임. 일류 국가, 일류 국민, 일류가 되자... 근데 당연한 소리지만 세상에 1등은 하나잖아? 1등 못한 나머지 사람들이 들으면 너무 좆같은 이야기지. 그리고 아무리 선진국이 되고 지구 상위 몇%의 소득을 갖는다 한들. 매일매일 내 주변에서 나보다 잘난놈들과 부대끼면서 살잖아? 절대적 소득이 늘어나도 상대적 경제수준은 비슷하잖아?


언제부터인가 재산, 외모, 재능 이런것들을 필사적 노력을 기울여도 도저히 성취할수 없는 결핍의 대상으로 여기는 정서가 한국 사회에 만연해졌고 (뭐 어느정도 사실이지. 소득이나 재산은 '성과'의 결과지 '노력'의 결과가 아님) SNS는 이를 확대, 재생산, 심화시켰음. 다들 페북, 인스타 이런데서 자랑질 존나게 하잖아?


이런 정서가 만연하니 복지국가 담론이 유행하는거지. 보수들은 "응 다 니 잘못 니가 노력 안함 ㅇㅇ" 이러는데 좌파들은 "니 잘못은 하나도 없어 ㅎㅎ 내가 보듬어줄게" 이러는데 안 달콤함? 안 넘어감?


보수가 내놓는 청사진은 기껏해야 소득좀 늘려서 밥상의 반찬수를 좀 늘려준다는게 전부인데. 이게 막 섹시하게 들림?

좌파가 내놓는 청사진은 '무덤에서 요람까지 책임 지겠다' 이런건데 당연히 꼴리지 허황되고 말고를 떠나서


돈 좀 쓰려고하면 보수는 "아껴써라 자칫하면 파산한다" 이런 잔소리고 좌파는 "ㅇㅇ 실컷써 파산 따윈 절대 없어" 이러는데 뭐가 달콤하겠나?


물론 좌익들 하자는 대로 하면 나라는 파산하는데, 좌익이 하던 고민을 우익은 생각조차 안해본거임.

"격차? 박탈감? 존나 노력하세요. 뭐 노력해도 안 됐어? 그럼 그게 니 팔자려니 하고 사십쇼 잘난놈이 잘살고 못난놈이 못사는거지 뭐"


아니 근데 세상 누가 못난놈이고 싶냐 다 잘난놈이고 싶어해 "넌 존나 못나서 가난한거야" 이걸 누가 받아들일 수 있는데?


궁여지책으로 보수정치가들이 내놓은건 '선별적 복지'임. 그러나 이 또한 좌파가 내놓은 '복지국가담론'의 아류에 불과한것이다.


우익은 국민들에게 무슨 꿈을 꾸게 해줘야하나? 그것부터 고민해야 된다.


가령 예를 들면 특이점, 노동의 종말, 불로장생. 이런거라도 던져봐야지. 끽해야 기본소득이니 안심소득이니... 죄다 상대진영의 짝퉁이잖아?


규제를 풀고 개인과 기업에게 자유를 줘서 창의성을 발휘하게 하고 그 혁신을 통해 유토피아가 도래하게 할 수 있다 이런걸 얘기해야지


휴대폰과 컴퓨터의 결합이 스마트폰이잖아? 그런것처럼 두뇌랑 컴퓨터를 결합하는 세상을 만든다던가 말이지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 받듯이 두뇌에 지식을 다운로드 할 수 있게 되는거야. 그럼 인간 사이에 지능의 격차가 없어지겠지. 지능의 민주화가 도래하는거야


내가 한 이야기 엄청 허황 될 수도 있어. 근데 뭐라도 좀 창의적인걸 던져보라고 담론이 빈곤하잖아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