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수육은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대략 2cm×5cm 크기로 썰어 간장 ·소금·생강 ·후춧가루로 양념한 다음 녹말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긴 것에 설탕, 식초, 녹말, 야채를 넣은 소스를 끼얹는 중국요리이다. 우리나라말로는 탕수육, 한자표기로는 糖醋肉, 중국어 발음으로는 탕추로우라고 한다. 중국의 대중 요리인 탕수육이 임오군란 이후 한국으로 전해지면서 중국요리집의 인기메뉴 중 하나가 되었다.
일제시대 조선의 중국요리집에서 고기를 튀기는 요리는 탕수육 외에 덴뿌라가 있다. 『동아일보』 1936.08.14. 「여름철에 먹기 좋은 중국요리 몇가지」라는 기사에서는 여름철 먹기 좋은 중국요리 네 가지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로 ‘고기뎀부라’가 있다.
‘이 고기뎀부라의 본명은 간니사펜(건초육편)이라고 하니 재료는 돼지고기 75몸메를 얇게 저며서 그릇에 담고 다른 그릇에 파, 생강, 설탕, 소금을 잘 섞고 갈분가루를 큰 한숟갈 섞어 놓습니다. 다른 그릇에 계란 한 개에 밀가루를 큰술로 두술 넣고 섞습니다. 고기를 파, 생강, 섵탕 등을 넣은 그릇에 넣어 무친후 계란과 밀가루 옷을 입혀 튀긴 다음 소스나 간장에 찍어 먹습니다.’라고 하였다. 고기뎀뿌라는 탕수육과 비슷하지만 소스를 끼얹는 것이 아니라 소스나 간장에 찍어 먹는다. 고기뎀뿌라와 비교하면 탕수육의 가장 큰 특징은 소스를 뿌린다는 데 있다. 이 소스가 탕수육의 이름 앞의 두자가 되는 ‘탕수’ 즉, 당초(糖醋)다. 소스에 설탕만 넣어도 단데, 여기에 식초를 넣으면 단맛이 증가된다. 설탕을 가수분해하면 전화당으로 변하는데 전화당은 설탕보다 더 달다. 가수분해의 가장 손쉬운 방법이 식초와 같은 산을 쓰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정 식품 제조업자들이 설탕에 식초 대신 가수분해가 잘 되는 공업용 염산이나 황산을 넣고 끓여서 가짜 꿀을 만들었다. 염산이나 황산이 섞인 음식을 먹으면 소화기계의 궤양을 일으키며 순환계통의 마비를 일으키기도 하므로 조심해야 한다.(『동아일보』1976.12.07. 「부정식품의 정체(34) 가짜 꿀」)
덴뿌라의 예처럼 튀김 자체만으로도 이미 완성된 음식인데 여기에 단맛을 더 늘린 당초소스를 끼얹은 탕수육은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다. 중국음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탕수육은 입에 맞다. 그리하여 청나라 말 홍콩등 외국인에게 개방한 항구의 중국요리집의 단골메뉴가 탕수육이었다. 일제시대 한국에 정착한 중국요리집의 단골메뉴이기도 했다.
일제시대 탕수육보다 더 맛있는 메뉴로 당쓰-류(糖醋鯉魚)라는 메뉴가 있었는데 탕수육과 같은 소스에 고기만 돼지고기 대신 잉어고기나 도미고기를 튀긴 것이었다. 이 요리를 소개하면서 ‘이 요리야말로 중국요리 중에 제일 으뜸되는 요리요 누구나 이 요리를 즐겨하는 것입니다. 요사이는 조선요리집에서도 이 요리를 내놓습니다.’라고 하고 있다. (『동아일보』1934.12.27. 「중국요리중에서 제일품되는 잉어지진 것」)
해방 후에도 탕수육은 중국집의 인기있는 메뉴 중 하나였다. 1990년대 후반에는 소자본 창업 아이템 중 하나가 된다. 신문에 1996년 무렵부터 나오는 탕수육 체인점 모집 광고는 소자본으로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선전하였다. 그 결과 탕수육전문점이 많이 생기지만 길어야 2-3년을 못버티고 사라졌다. 이미 1997년부터 즉석탕수육 전문점들의 폐점과 업종변경이 늘었다는 신문기사가 나온다. 1996년까지만 해도 선풍적 인기를 누리며 체인점을 모집하던 본사가 10여개나 있던 상태에서 갑자기 1년만에 폐업이 속출한 것이다.(『매일경제』1997.05.15 「즉석탕수육전문점 폐업 속출」)
이렇게 된 원인은 탕수육 전문점의 주음식인 탕수육을 만드는데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아 체인점이 아닌 개인도 탕수육전문점을 냈기 때문이다. 체인점이 아닌 탕수육전문점도 어느 정도 장사가 되었다. 경쟁업체가 많이 생기면서 가격을 내리고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한계에 이르렀다. (『매일경제』1999.02.12 「노하우 필요없어 경쟁업체 우후죽순 실패사례 즉석탕수육」)
더구나 탕수육전문점은 일반 중국집에서 파는 탕수육 가격의 1/2정도의 가격을 받는 것을 선전하였는데, 돼지고기 값이 등락이 있었다. 비싼 원료를 싸게 파는 것은 밑지는 장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오늘날 탕수육전문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신 치킨집이 비교적 많다. 닭고기값이 돼지고기 값보다 낮고 등락이 적어서 그렇다.
https://ncms.nculture.org/legacy/story/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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